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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트럼프의 무모한 관세 정책

  • 관리자
  • 2025.03.05
  • 46

트럼프의 무모한 관세 정책

세계미래포럼 이사장 이영탁

25.03.05

1. 문제의 제기


지난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며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그의 재집권 이후 미국 경제정책의 중심에는 다시 보호무역주의가 자리 잡았고, 기존의 관세정책을 마구 뒤흔드는 조치를 단행하였다. 특히 중국, 유럽연합(EU), 캐나다, 멕시코 등 무역 불균형이 큰 국가들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조치가 과연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까? 관세 인상이 국내 생산과 고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까?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관세 전쟁은 미국과 교역국 모두를 패자로 만들 위험이 크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조치는 글로벌 무역 질서에 큰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원칙적으로 세계 제1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이 잘 되어야 다른 나라, 특히 미국과 교역이 많은 국가에게도 유리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트럼프의 무모한 정책들이 가져올 파장에 대해 전 세계가 불안해하면서 의아한 눈초리를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 무역적자의 발생 원인


일국의 무역적자는 수출보다 수입이 많을 경우 발생한다. 그러나 수출입 차이는 결국 저축과 투자의 차이이다. 다시 말해, 투자보다 저축이 적을 경우 무역적자가 발생한다. 이렇게 보면 미국의 무역적자와 이로 인한 경제난은 누구 탓도 아닌 바로 미국 자신 탓이다. 스스로 내 탓이오 하고 개선점을 찾아 노력해야 할 텐데 남 탓만 하고 있으니 딱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경제 공식을 살펴보자.


Y = C + S (국민소득 = 소비 + 저축)

Y = C + I + X - M (국민소득 = 소비 + 투자 + 수출 - 수입)

C + S = C + I + X - M

∴  S - I = X - M (저축 - 투자 = 수출 - 수입)

결국, S < I이면 X < M이 된다. ( 투자보다 저축이 적기 때문에 무역적자 발생)


다시 얘기하면, 한 나라의 경제에서 국민소득은 소비와 저축의 합으로 이루어진다. 지출 측면에서 보면, 국민소득은 소비, 투자, 무역수지의 합이다. 즉, 저축(S)이 투자(I)보다 적으면(S < I), 무역적자가 발생하게 되고(X < M), 결국 부족한 자본을 해외에서 빌려와야 한다. 미국은 국내 투자가 많지 않지만 저축이 워낙 낮아 해외 자본을 끌어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즉, 미국의 무역적자는 미국 내부의 저축 부족에서 비롯된 문제다. 미국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저축률이 낮고, 투자보다는 소비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지속적으로 대규모 무역적자가 발생한다. 이러한 경제 구조를 개선하지 않는 한 미국의 무역적자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 


3. 무역적자 해소 방안


트럼프 행정부는 당장 관세를 통해 무역적자를 줄이려 하지만, 이는 단기적인 처방에 불과하며 그 효과도 미지수다. 무역수지를 개선하려면 결국 저축률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미국 경제는 전통적으로 소비 중심으로 운영된다. 가계와 기업 모두 저축보다는 지출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실제로 2022년 12월 기준 미국의 총 저축률은 17.8%로, 2023년 기준 한국의 총 저축률 32.2%에 비해 거의 절반 수준이다.

미국은 중국과의 교역에서 막대한 무역적자를 내고 있다. 양국의 무역불균형을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구조적이고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위안화의 절상이라든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조정 외에도 제조업 리쇼어링(reshoring), 에너지 및 농산물 수출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러한 정책들이 효과를 내자면 동맹국들과의 협력 강화도 필수적이다. 

미국이  무역적자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내저축을 늘릴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을 해야 한다. 국내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장려하는 정책을 마련하며, 기업들이 투자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또한, 기업 경영을 개선해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필수적인 해결책이다.


4. 기축통화국의 명암


미국은 세계 기축통화국이다. 기축통화는 안전자산이다. 달러는 국제 무역 및 결제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외환 보유액으로 달러를 대량 보유한다. 뿐만 아니라 개인들도 여유가 있을 때 안전자산으로서 달러를 소유하거나 또는 미국이 발행하는 중장기 채권을 구입한다. 요즘 와서는 달러 가치에 연동되는 스테이블 코인이 인기를 누리는 것도 달러 수요를 확대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대외 거래에서 막대한 무역적자를 기록해 왔다. 만일 다른 나라가 이런 현상을 보인다면 금방 외환보유고가 거덜 나고 대외 신인도가 추락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다르다. 왜냐하면 달러가 세계 기축통화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경제 대국으로서 달러는 1971년 금태환 중단 이후에도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막대한 무역적자에도 불구하고 해외로부터의 달러 수요는 계속되고 있다. 그 결과 달러의 고평가가 불가피하게 되고 결국 미국의 대외 경쟁력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기축통화국으로서의 운명이다. 세상에 호사다마라고 하더니 미국이 무역적자를 벗어나기 어려운 건 기축통화국의 숙명으로도 볼 수 있다.


5. 관세율 인상의 효과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고율 관세 정책은 실제로 미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첫째, 수입 물가 상승은 필연적으로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진다. 관세가 붙으면 수입품 가격이 오르고, 결국 그 부담은 소비자 몫이 된다. 예를 들어,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율이 올라가면서 미국 내 자동차, 가전제품, 건설 자재의 가격이 줄줄이 상승했다. 기업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결국 소비자 가격에도 반영될 수밖에 없다.

둘째,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린다. 오늘날 기업들은 국제 공급망을 활용해 원자재와 부품을 조달한다. 특정 국가에서 원자재를 조달하기 어려워지면 생산 비용이 증가하고,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생산비가 오르면 기업들은 제품 가격을 올리거나 생산량을 줄이게 된다. 이렇게 되면 미국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셋째, 무역 파트너와의 갈등이 심화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응해 중국, EU, 캐나다 등도 보복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의 주요 수출품, 특히 농산물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두 같은 주요 품목의 수출이 감소하면서 농가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무역 갈등이 지속되면 결국 미국 경제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렇게 보면 미국이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관세율을 올리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앞에서 살펴본 대로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수출을 확대하며, 수입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동시에 국내 소비를 줄이고 저축률을 국제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6. 맺는 말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세계 각국은 불안해 하고 있다. 흑자는 세계 경제가 다시 킨들버거 함정(새로 부상한 국가가 기존 패권국을 대신해 국제 공공재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할 때 위기가 발생하는 상황)에 빠질 것이라고 말하고, 흑자는 미국이 투키디데스 함정(신흥 강국이 부상하면 기존 강대국이 이를 견제하는 과정에서 전쟁이 발생)에 빠져 관세 전쟁을 일으킨다고 말한다. 확실한 것은 미국이 정말 함정에 빠진 것처럼 조급해 보이는 것이다. (2025.3.1. 중앙 선데이)

지금 우리는 곧 닥칠 것으로 보이는 관세 장벽을 피할 방법을 찾아야 하겠지만 동시에 그보다 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할 때다.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경제 구조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 국제무역 갈등 속에서 주도적으로 전략을 세우고 대응해야 할 것이다.

이럴 때 우리 사회의 지식인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단순히 현상을 분석하고 비판하는 것을 넘어,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미국이 추진하는 보복적 관세율 인상의 문제점과 대안을 명확히 제시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무역적자가 교역 상대국 때문이 아니라 바로 자신들의 <과다 소비 – 과소 저축> 때문이라는 점을 인식시키는 데 앞장서야 한다. 이 문제는 기본적인 경제 원리에 해당하기 때문에 국내외적으로 많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본다. 이것이 곧 지식인이 해야 할 시대적 사명 또는 역할이 아닐까?

지식인은 사회의 등불이다. 복잡한 국제 정세와 경제 상황을 명확히 분석해 국민과 기업이 제대로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다양한 전문가들과 협력해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정책을 제안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조언하는 역할도 필요하다. 이렇게 건설적인 대안이 제시되면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위치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될 것 아닌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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